요즘 해외주식들 많이 하고 계십니다. 주식시장 뉴스와 여러 정보를 접하다 보면, '이제 정말 고점이구나', '하락이 임박했구나' 느낌이 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최근에도 나스닥 역사적 고점 수준에서 미연준이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중국에서는 헝다와 같은 엄청난 규모의 기업이 도산 위기에 몰려 도미노처럼 연쇄부도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 인버스에 대한 관심
주식시장에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시장의 전망들이 보이면서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시장에 좋지 않은 뉴스가 쏟아지면서 하락에 대한 본인의 확신이 더해지는 경우, 보통 투자자들이 인버스를 찾게 됩니다. (투자에 대한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고, 여러 가지를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인버스에 관심을 가지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투자를 하는 목적은 자산을 불리기 위한 것이며, 대부분 일발역전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지요.
국내 주식과는 달리 미국에는 상방(long), 하방(short) 모두 x 2배, x 3배 ETF가 있는데요. 남들이 모두 돈을 잃고 있는 하락기에도 나는 3배 인버스로 자산을 불리고, 상승장에는 다시 3배 레버리지로 갈아타서 자산을 불리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보게 되실 겁니다. 만약 지난번과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폭락 후 반등장에서 인버스와 레버리지로 제대로 먹었다면 실제로 일발역전이 가능했을 수도 있겠지요.
□ 나스닥(NASDAQ) 3배 ETF
- TQQQ (ProShares UltraPro QQQ) : NASDAQ 100 3x leverage (나스닥 3배 레버리지)
- SQQQ (ProShares UltraPro Short QQQ) : NASDAQ 100 -3x inverse (나스닥 3배 인버스)
생각만 했을 때는 참 원더풀 하고 그럴싸한 계획입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를 해보면 생각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3배 인버스 투자의 현실
SQQQ로 큰돈을 벌려면 나스닥 지수가 지난 외환위기나 코로나 하락시점과 같이 원사이드 하게 쭉 밀리기 직전에 매수해서 딱 하락기간 동안만 보유해야 가능한 일인데, 실제로 그 시점을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단, 시장의 우려와 같이 실제로 큰 하락을 하게 될지도 미지수거니와, 정말로 큰 하락을 하게 되더라도 내가 너무 이른 시점부터 보유를 시작했다면, 하락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내 자산의 상당 부분이 녹아버려서 수익을 충분히 누리지 못합니다. (그나마 하락이 발생해서 조금의 수익을 누리기라도 하면 다행이죠)
- 원하는 만큼의 하락이 올지 안 올지 알 수 없다. (하락의 폭이 작거나 없을 수 있다. 또는 상승 반전할 수 있다)
- 원하는 만큼의 큰 하락이 오더라도 언제부터 올지를 알 수 없다.
- 매수시점과 하락시점과의 간격이 클수록 자산이 쪼그라드는 문제가 있다.
- 매수 시 수수료와 세금, 년간 운용수수료와 등락의 반복으로 자산이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면 버티기 어렵다.
- 뉴스에 민감해지고 시장 상황이 급작스럽게 개선되면 손절하기 쉽다.
주가가 오르면 모든 사람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인버스를 사는 순간 나 빼고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고 있을 때 나만 소외되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기 시작하면서 심리적으로 쫓기게 됩니다.
특히 시장이 역사적인 고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면, '이 정도면 언젠가 하락이 와도 오겠지'라는 생각에 인버스를 조금씩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사람들이 간혹 보입니다.
☞ 이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최악의 투자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레버리지 상품을 장기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3배 롱(TQQQ)이나 숏(SQQQ) 양쪽 모두 장기투자 시 매우 안 좋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가라는 것은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보통 원사이드 하게 가지는 않는 편입니다. 어떤 위기로 인해 단기간 동안 급락하거나 어떠한 호재로 인해 단기간 동안 급상승하는 특기사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르고 내리는 등락을 거듭하며 움직이게 되는데, 3배 롱이나 숏과 같은 레버리지 상품들은 단기간 급상승/급하락 기간을 제외하고는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주가가 아래 위로 등락을 거듭하며 움직이는 동안 3배 ETF에 들어가 있는 내 자산이 녹아버리기 때문이죠.
무슨 이야기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 예시
1억 원어치 3배 ETF TQQQ를 매수했는데, 지수가 큰 변화 없이 박스권에서 등락한다고 칩시다.
하루에 1% 올랐다가 다음날 1% 빠졌다가를 반복하는 경우, 내 TQQQ는 +3%, +3%를 반복하게 됩니다.
- TQQQ가 3% 빠지게 되면 내 자산은 100%에서 97%가 됩니다.
- 다음날 TQQQ 3%가 오르게 되면 내 자산은 97%에서 다시 100%가 되는 것이 아니라, 97% x 1.03 = 99.91% 가 됩니다. (가만히 있었는데도 약 0.1%의 자산이 날아갔지요. 1억 원 기준이면 10만 원 증발입니다)
- 다음날 TQQQ가 다시 3% 빠지게 되면 내 자산은 99.91 x 0.97 = 96.91%
- 다음날 TQQQ가 다시 3% 오르게 되면 내 자산은 99.91 x 1.03 = 99.82%
즉, 나스닥 지수는 등락은 했지만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서, 내 자산은 등락만 했는데도 쪼그라들었습니다. (게다가 ETF를 매수할 때 발생하는 세금과 수수료, ETF 운용보수 등, 실제로 해당 ETF를 운용해보면 생각보다 자산이 쪼그라드는 게 크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레버리지 ETF(상방이든 하방이든)는 가능하면 장기 투자하면 안 됩니다.
최대한 정확하게 상승과 하락시점을 예측하여 먹고 빠져나와야 하는 상품입니다.
(그나마 상승 레버리지는 상대적으로 할만하지만, 인버스는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까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식시장이 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지요.
정확하게 상승과 하락시점을 예측하여 먹고 빠져나와야 하는 상품인 3배 ETF를 투자했는데, 생각보다 하락시점이 늦어지면 어쩔 수 없이 장기보유를 하거나 또는 손절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보유를 하면 자산이 계속해서 쪼그라드는 피 말리는 운용을 해야 하고, 손절을 하게 되면 괜스레 소중한 자산만 날리게 됩니다.
■ 결론
시장이 오를 때는 롱으로 먹고 내릴 때도 또 숏으로 먹겠다는 생각은 어찌 보면 사람의 욕심입니다.
과도한 욕심으로 여기저기 쫓아다니다 보면 가만히 내 앞으로 굴러들어 오는 떡도 못 먹게 됩니다.
만약 앞으로 장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인버스로 숏을 하기보다는 현금 보유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시는 편을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수치상으로는 기업이나 시장이 망할 것 같다가도 결국에는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살려주기도 하고 연준이 나서서 살려주기도 하는 등 강력한 외부의 간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논리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대세이며, 많은 사람들은 하락보다는 상승을 원합니다.
정치인들 역시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의 표를 먹고 살기 때문에 상승을 원합니다.
어떤 위기가 곧 닥쳐올 것만 같아도 섣부르게 3배 인버스 투자를 시도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며 하락 시 추가 매수를 위한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비관주의자보다는 낙관주의자의 입장에서 투자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